ADHD 일기

성인 ADHD 일기 9 - 콘서타 부작용 및 증량 (45->54mg)

김삼삼33 2020. 5. 1. 11:20

 

콘서타 18mg에서 시작해서 45mg까지 증량했는데 처음 콘서타 18mg를 복용했을 때의 느낌과 지금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약을 먹고 나서 고양감이 느껴진다는 등.. 확실한 느낌을 받는 것 같은데 난 굉장히 미묘한 변화들만 나타나서 스스로 ADHD가 맞는걸까? 라는 걱정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ㅋㅋㅋ 

 

물론 걱정,고민은 그뿐임. 미묘한 변화들이 나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들이라서 큰 도움이 되기는 한다. 

이전 글에서도 계속 적혀있다시피 잡생각이 줄어들었고,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졌고, 뭔가를 시작하거나 그만둘 때, 이전에는 10정도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3~5 정도로 줄어들었다. 허둥지둥하지 않으니 외출할 때 준비하는게 훨씬 수월해졌다. (먼저 머리를 감고 렌즈를 끼고..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고나서 옷을 고르고 시계를 차야지.. 라는 구체적인 단계를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척척 할 수 있음.) 

아직 공부는 제대로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콘서타 먹는다고 하기 싫은게 하고싶어지지는 않는다ㅋㅋㅋ) 그래도 자기소개서를 마감 직전에 허덕이면서 내지 않았다.(심지어 그렇게 가고싶었던 회사도 아니었다!) 나에겐 정말 놀라운 변화임... 

 

내가 겪고 있는 부작용은 

- 속쓰림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속이 약간 쓰리다. 아침에 눈이 잘떠지는건 좋은데 속이 쓰리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음.

- 식욕 저하 : 먹을 것을 좋아하는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슬프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 습관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내가 너무 슬퍼하니까 의사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게 없네요..ㅠㅠ'라고 하심ㅋㅋㅋㅋㅋㅋ

- 메스꺼움 : 약 먹고나서 30분~1시간 뒤. 약효가 돌 때쯤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난다.(5분 미만으로?) 컨디션따라 정도는 차이가 있다. 이 부작용이 나에겐 가장 괴롭다..ㅠㅠ

* 나는 아직 콘서타 복용 4주차이고, 약물이 익숙해지면 부작용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한다.

 

수면의 질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한걸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꿈을 많이 꾸는 것 같다고 했다. 아무래도 콘서타가 각성제다보니 꿈이 이전보다 생생하게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의사쌤이 '괜찮았으면 이번에 54로 올려볼까요?' 라고 하셔서.. 올려도 되는건지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만약에 나에게 맞는 용량보다 더 높은 용량을 복용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냐고 여쭤보니 '카페인 음료를 과다복용한 것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고 초조할 수 있고, 밤에 잠이 잘 안올수있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에겐 이런 증상이 없으니 한 번 올려보기로 했다. 

 

나는 취침전에 산도스 10mg도 같이 먹고있는데 우울한건 좀 어떻냐고 물어보셔서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푹 꺼지는듯하는 느낌은 없는데 가끔 무기력한건 있다고 말씀드리니 오전에 콘서타와 산도스를 같이 복약하는걸로 추천해주셨다. 산도스 먹고 너무 졸리면 기존처럼 취침 전 복약으로 바꾸면 된다고. 

 

 

 

 

콘서타45mg과 내가 먹는 영양제들

 

 

 

 

지금 당장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허둥지둥하고 몸이 쳐지고 침대 위에서 하염없이 핸드폰만 보고 있고 그러는데.. '약 먹고 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는 생각이 무심코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어서 '오, 이렇게 매일 생각하면 약에 의존하게 될 수 있겠구나'라고 혼자 반성하고..ㅋㅋㅋㅋ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습관을 잘 만들어보려고 한다. 

 

콘서타를 먹기 전의 나와 후의 나는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으니.. 나를 잘 컨트롤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