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일기

성인 ADHD 일기 3 - 콘서타18mg 복용기(2) - 4~7일차

김삼삼33 2020. 4. 16. 09:51

 

 

 

4일차 

 

오늘 하려던 일이 많았는데 오전에 가족들이랑 말을 많이 했더니 (평소보다 말 많이 함...) 너무 피곤해서 저녁 전까지 골골대면서 조는 바람에 할일을 못함. 전날에 일찍 잠들고 깊은 수면을 취했는데 왜 그렇게 하루종일 피곤했는지 모르겠다. 각성 상태가 갑자기 몸에 들이닥쳐서 그랬나?? 정신이 산만하지는 않았는데 하루종일 비실거리느라 힘들었다.. 

 

 

5일차 

 

나름 개운하게 일어났다 ! 

집중할 일이 없는 날이었다. 친구들이랑 만나고 애인이랑 만나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다. 

나는 청각 난독증이 심한데 상대방 말을 못알아들어서 되묻는 일이 적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기분탓인지??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후3시쯤 되니 머리가 띵해지고 급속도로 피곤해지기 시작했다ㅠㅠ (졸린 건 아니었음) 

 

 

6일차

 

ADHD약물치료가 수면장애에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무슨 말인지 와닿았다. 나는 잠에 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사람은 아니다. 머리를 대면 바로 잠드는 편이라 굉장히 럭-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어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든데... 그나마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닐때는 하루종일 미친듯이 과제하고 일하고 돌아다니다가 잠드니까 깊은 수면을 취해서 아침에 일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취준생활을 하거나 지금처럼 자가격리 생활을 하니까 아침에 기상하기가 너무 힘든데, (물론 모두에게나 아침 기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의지력이 좀 강한 편이라 일어나는 것 자체는 남들보다 잘하는 것 같기는 한데..)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나서도 알람이 울린 후 2-3시간이 지나고나서야 일어나니까 좀 현타가 많이 왔담... 콘서타 복용 6일차, 지금도 일어나는데 1시간 걸리긴 하지만 좀더 개운해진 느낌이다. 아침에 뙇! 눈이 떠졌음. 내일은 좀 더 일찍 일어나볼까 한다. 

 

약속 때문에 오전부터 대중교통을 오랜 시간 이용했는데 피곤함이 덜했다. 머리가 맑은 느낌이라 좋았다. 하지만 오늘도 오후3시쯤부터 피곤해져서 축축 쳐져있었다.. 콘서타의 부작용인걸까? 아니면 전두엽이 갑자기 일을 하고 각성 상태가 되면서 평소보다 뇌가 많은 에너지를 쓰느라고 빨리 피곤해지는 건 아닌가 추측해보았다.. 의사쌤한테 여쭤봐야겠다ㅠㅠ

 

 

7일차

 

선거날이라 휴일이었음에도 가족들보다 가장 먼저 기상했다. 일어나는 데에 확실히 거부감이 덜 든다. 아침에 맑은 정신이긴 했지만 기상할 때부터 머리가 아팠다ㅠ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하루치 할 일을 모두 계획했는데 결국 하나도 수행하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잡념이 울리지 않아서 글을 읽는데는 편했지만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결국 Visual Timer 앱을 켰다. 평소처럼 20분 타이머를 맞춰놓았는데도 20분 동안 결국 딴 짓으로 새버렸다. 

예전에는 뭔가 하고싶은게 생기면 그것부터 해야 직성이 풀렸었다. 오늘 아침부터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고 그림 그려야지! 했는데도 결국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 예전같으면 충동적으로라도 시작했을 것 같은데.. 흠 생각이 많아졌다.

결국 첫 처방 후 복용기간 7일동안 계획한것을 수행한 날은 하루 뿐이었다....

그리고 두통이 너무 심해서 머리를 싸매며 겨우 잠들었다ㅠ

 

 

 

<콘서타 18mg + 항우울제 복용 7일간 느낀 점 총정리>

 

예전처럼 기분이 막 훅 꺼지는 것처럼 우울해지지는 않는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긴 했다. 

습관처럼 보던 넷플릭스, 웹툰이 그렇게 보고싶지도 않고 중간에 멈추어도 다시 켜게 되는 관성(?)같은 느낌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이전보다 쉽고 개운해졌다. (여전히 힘들지만)

오전에는 맑고 깨끗한 정신상태인데.. 오후3시경부터 머리가 띵하고 몸이 쳐지고 두통이 조금 느껴졌다.

아침 준비시간이 단축됐다. 허둥지둥하는 게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람을 많이 안만나봐서 확실하진 않지만.. 말귀를 못알아들어서 불편한게 줄었다. (되물어보는 경우가 줄어듦)

여전히 20분이라도 집중하는 것이 힘들다. 

음악이 백그라운드로 깔린다. 음악을 들으며 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귀가 덜 예민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