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디자인 독학 고고링

2023. 2. 19. 12:14UX Design Studies

넷플릭스 시리즈 중, 'Abstract : The art of Design - Ian Spalter : Digital Product Design'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엿볼 수 있었고, 이안의 모든 인사이트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와중에 뜬금없이,

무한 스크롤(bottomless scroll, infinite scroll)을 세상에 내보인 디자이너 Aza Raskin의 말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I, as a designer, have failed if I ask the user to make a choice they don't care about."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가 어떤 것을 수용하고 있는지 인지하는 것을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 무한 스크롤은 정말 성가시고 거슬리는 기능이다. 만든 사람이 너무 싫을 지경이었고 윤리적이지 못하다고까지 느꼈다. 그리고 어느날 퇴근 후 지친 나는 인스타그램 둘러보기를 끝없이 내리면서 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런 내모습에 화들짝 놀라기까지했다.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귀찮아서,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을 아주 싫어하는데, 이 무한 스크롤링 기능을 만든 디자이너는 정확하게 그 행동을 유도한 셈이고, 디자이너로서 모두에게 guilty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UX Designer 라는 직업에 더욱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의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interaction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니. 

+) Aza Raskin, a designer of bottomless scroll (also called infinite scroll) 은 매킨토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Jeff Raskin의 아들이다. 

 

 

 

모든 일을 할 때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나의 착각이고 어쩌면 환상에 가까운 것 같다. 회사에서 일을 할수록....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력의 일은 메타인지를 가지고 판단을 하는 것에서 차별점이 작용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판단'이 회사에서 높게 평가 받지는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관리자 급으로 올라갈수록 그에 대한 평가 가치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나는 주니어 레벨에서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길,, 허망하게 바랐을지도 모른다.

나는 일을 잘하는 편으로 평가받곤 하지만 업무의 흐름과 이유를 파악한 후 방법을 찾아서 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쳐내기 바쁘니 나의 이런 강점이 가끔 퇴색되고, 가끔은 쓸모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나 자료를 만들 때, 가시성과 전달력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은 나에게 너무 가치있고 즐거운(재미없는 회사에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하는 직무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시간을 잡아먹게 되는, 사치스러운 부분이 되어버린다.

방법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일을 쳐내야 하고,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환경이다. 그래서 자꾸만 나는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이 들고 답답하고 프로젝트에 투입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꼬여가서, 먼지가 낄 부분들이 많아지기만 하는 기분이 든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자체가 직업이 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던 5년 전 그때 UX Design 공부를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난 디자인에 소질이 없으니까, 라고 단순한 그래픽 디자인의 관점에서만 보고 넘겨버렸던 것이 아직도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Article : Aza Raskin is sorry for making you sad